큐비트의 이해
양자컴퓨터를 이해하고 싶다면 큐비트부터 이해하자
양자컴퓨터는 양자물리학적 현상을 활용하여 정보를 처리하는 장치이다. 리처드 파인만이 말했던 것처럼, 양자물리학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양자역학이 그토록 악명 높게 어려운데, 양자컴퓨터가 이해하기 쉽다고 말하면 그건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그 개념이 우리가 익히 아는 컴퓨터, 즉 “고전” 컴퓨터에 비해 조금은 어렵기에, 그 안에서 더욱 흥미진진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 이제부터 그 논의의 출발점인 큐비트(Qubit)에 대해 알아보자.
큐비트 (Qubit)
일반적인 컴퓨터와는 달리, 양자컴퓨터에서는 정보처리의 기본 단위로 큐비트(Qubit)를 사용한다. 따라서 양자컴퓨터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깊이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큐비트를 잘 이해해야 한다. 이것은 고전 컴퓨터를 이해하기 위해 이진수를 숙달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큐비트의 정의
큐비트는 양자 비트(Quantum Bit)의 줄임말로, $0$ 또는 $1$이라고 부르는 두 상태의 양자역학적인 중첩(superposition)을 말한다. 측정(measurement)을 통해, 중첩 상태에서 벗어나 $0$ 또는 $1$ 중 하나의 값으로 결정된다.
엄밀하지는 않지만, 동전이 책상 위에서 빠르게 회전하고 있는 상황을 상상하고, 동전을 손바닥으로 내리쳐서 멈췄을 때 윗면이 동전의 앞면인지 뒷면인지 관찰하는 것처럼 이해하면 (초반에는) 도움이 된다. 고전 비트와 비교하자면 아래와 같다:
| 구분 | 고전 비트 | 큐비트 |
|---|---|---|
| 상태 | $0$ 또는 $1$ (둘 중 하나) | $\alpha\ket{0} + \beta\ket{1}$ (중첩 상태) |
| 측정 전 | 항상 확정된 값 | 확률적 중첩 |
| 측정 | 값 확인 | 중첩 붕괴, $0$ 또는 $1$로 확정 |
| 표현 | 1개의 실수 (0 또는 1) | 2개의 복소수 ($\alpha, \beta$) |
큐비트의 수학적 표현
양자컴퓨팅에서는 상태 $0$과 $1$을 조금 화려하게 $\ket{0}$과 $\ket{1}$로 쓰고, 읽을 때는 “켓 0”, “켓 1”이라고 읽는다. 그리고 이들을 중첩시킬 때는 각각의 상태에 적절한 수를 곱해서 더하는 것으로 표현한다:
\[\ket{q}=\alpha\ket{0}+\beta\ket{1}\]이것이 선형대수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선형 결합(linear combination)의 개념이다. 앞으로는 ${\ket{0}, \ket{1}}$을 서로 수직인 두 단위 벡터처럼 생각해주기를 바란다.
2차원 평면 상의 벡터 $\mathbf{v}$를 $x$축 방향 단위 벡터 $\mathbf{i}$와 $y$축 방향 단위 벡터 $\mathbf{j}$의 선형 결합 $\mathbf{v}=x\mathbf{i}+y\mathbf{j}$로 표현하듯, 큐비트 역시도 상태 $\ket{0}$과 상태 $\ket{1}$의 선형 결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벡터 표기법
벡터는 여러 수의 묶음, 즉 순서쌍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큐비트 역시도 두 수 $\alpha,\:\beta$의 순서쌍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2차원 벡터이다. 여기서 $\ket{0}=\begin{bmatrix} 1 \newline 0\end{bmatrix}$, $\ket{1}=\begin{bmatrix} 0 \newline 1\end{bmatrix}$로 정의하면 아래처럼 표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ket{q}=\alpha \ket{0} + \beta \ket{1}=\begin{bmatrix} \alpha\newline \beta \end{bmatrix}\]이 표기법은 양자 게이트(행렬)를 큐비트(벡터)에 적용할 때 매우 유용하다.
예시로 알아보는 큐비트
아래의 $\ket{q_1}, \ket{q_2}, \ket{q_3}$는 모두 큐비트를 나타내는 벡터들이다:
\[\begin{align}\ket{q_1}&=\frac{1}{\sqrt{2}}\ket0+\frac{i}{\sqrt{2}}\ket1=\frac{1}{\sqrt{2}} \begin{bmatrix} 1 \newline i \end{bmatrix} \newline \ket{q_2}&=\frac{i}{\sqrt{3}}\ket0+\sqrt{\frac{2}{3}}\ket1=\frac{1}{\sqrt{3}} \begin{bmatrix} i \newline \sqrt{2} \end{bmatrix} \newline \ket{q_3}&=\frac{1}{2}(1+i)\ket0 + \frac{1}{2}(1-i)\ket1=\frac{1}{2}\begin{bmatrix}1+i \newline 1-i \end{bmatrix}\end{align}\]식을 2분 정도 지그시 관찰해보기를 바란다.
관찰하다보면, 다소 이상한 점을 발견했을 것이다 - 허수 $i$가 왜 벡터 안에 들어 있는 것인가? 그 이유는 큐비트가 복소 벡터 공간(Complex Vector Space)의 원소이기 때문이다. 즉, 큐비트가 기본적으로 $(복소수, 복소수)$의 형태를 가진다.
큐비트가 복소 벡터 공간의 원소라는 사실은 큐비트가 단순하게 “$0$과 $1$ 사이의 그 무언가”보다는 조금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음을 시사한다. 근데 또 재밌는 것은, 큐비트가 $(복소수, 복소수)$의 형태라면 각 복소수는 $a + bi$의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실수인 변수 $4$개를 써서 4차원 공간 상의 점으로 표현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경도와 위도를 이용하여 구면 위의 점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아래와 같이, 큐비트의 상태를 표현하기 위한 구면을 블로흐 구면(Bloch Sphere)이라고 한다.
그림: 블로흐 구면 - 큐비트 상태를 3차원 구면 위의 점으로 표현
두 가지 핵심 질문
여기까지 해서 두 가지 정도의 의문이 들 수 있겠다:
- 큐비트가 $(복소수, 복소수)$면 실수 변수 $4$개를 써야 표현이 가능할 것 같은데, 큐비트를 구면 위의 점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애초에 큐비트를 표현하는데 복소수가 왜 필요한걸까?
이 두 질문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순서대로 답해보자.
질문 1: 큐비트를 구면 위의 점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이유
우선은 두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은 잠시 뒤로 미루고, 첫번째 질문에 집중해보자. 큐비트를 나타내기 위해서 실변수 두 개면 충분하다는데 그 이유가 뭘까?
그 이유는 지금까지 언급하지 않은 두 개의 제약 조건(constraint)에 의해, 필요한 변수의 개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첫번째 제약 조건은 확률의 정규화(Normalization)와 관련이 있고, 두번째 제약 조건은 전역 위상(Global phase)과 관련되어 있다.
위의 내용을 논하려면 복소 계수의 의미에 대해서 이해해야 한다. 큐비트의 정의에서 $\alpha$는 무엇을 의미하고 $\beta$는 무엇을 의미할까? $\alpha$는 $\ket{0}$과 $\ket{1}$의 선형 결합에서 $\ket{0}$ 앞에 붙은 계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alpha$의 값이 “커진다면”, 큐비트에서 상태 $\ket{0}$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즉, 큐비트가 상태 $\ket{0}$으로 측정될 확률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복소수의 “크기”는 어떻게 표현할까? 답은 간단하다: 복소수의 절댓값을 이용하면 된다. 큐비트를 측정했을 시 상태 $\ket{0}$ 또는 $\ket{1}$이 나올 확률은 각 상태 앞에 붙은 복소계수의 절댓값의 제곱이다. 이를 본의 규칙(Born’s Rule)이라 부른다:
본의 규칙 (Born’s Rule)
큐비트 $\ket{q}=\alpha\ket{0}+\beta\ket{1}$에 대해, 측정 이후 큐비트의 상태는 $\ket{0}$ 또는 $\ket{1}$이며:
$\ket{0}$으로 측정될 확률: $P(0) = \alpha ^2$
$\ket{1}$로 측정될 확률: $P(1) = \beta ^2$
이렇게 앞의 복소 계수가 각 상태의 측정 확률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고 나면, 정규화 조건을 적용할 수 있다. 즉, 입자는 반드시 $\ket{0}$ 또는 $\ket{1}$로 측정되어야 하므로, 두 발견 확률을 더하면 $1$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아래 식을 얻는다:
\[\begin{equation} |\alpha| ^2 + |\beta| ^2=1 \end{equation}\]이것이 첫번째 제약조건이다. $\alpha = \alpha_1+\alpha_2 i$, $\beta = \beta_1 + \beta_2 i$라 두면 아래와 같이 변형할 수 있다.
\[\begin{equation} \alpha_1^2+\alpha_2^2+\beta_1^2+\beta_2^2=1 \end{equation}\]아래의 원의 방정식과 구의 방정식, 그리고 식 $(6)$을 함께 보자.
\[\begin{aligned}\textrm{원의 방정식:}&\;\;x^2+y^2=1 \newline \textrm{구의 방정식:}&\;\;x^2+y^2+z^2=1 \end{aligned}\]식 $(6)$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가? 원의 방정식과 구의 방정식과 함께 보면 식 $(6)$이 4차원 공간 상의 구, 즉 초구(Hypersphere)의 방정식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다. 제약 조건(=등식)이 추가될 때마다 자유도는 줄어든다. 즉, 방금 큐비트는 $2$차원 복소 벡터이기에 실변수로는 4차원인 것 같으면서도, 제약 조건에 의해 1개의 자유도가 날아가면서 3개의 변수만으로도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식의 개수가 부족하다. 자유도가 4개에서 3개로 줄어들긴 했지만, 구면 위에서 표현하려면 제약 조건이 한 개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마지막 제약 조건은 어디에서 오는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의 두번째 질문이었던 “큐비트를 복소수로 표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답하고 나면 명쾌하게 답할 수 있으니, 먼저 두번째 질문에 답해보자.
질문 2: 큐비트를 복소수로 표현해야만 하는 이유
이제 두번째 질문에 답해보자. 왜 큐비트는 복소수로 표현해야만 하는가?
두괄식으로 이야기하자면 “크기와 위상을 동시에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여기서 위상(phase)이 무엇인지 이해하려면 (1) 반대 위상($180\degree$ 위상차)를 가지는 두 복소수의 예시와 (2) $90\degree$의 위상차를 가지는 두 복소수의 예시를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먼저 복소수에 관한 몇 가지 사실을 정리해보자. 오일러의 공식(Euler’s formula)에 의해, 임의의 복소수 $z=a+bi$는 그 크기 $R=\sqrt{a^2+b^2}$로 나누었을 때 편각 $\theta$가 존재하여
\[z/R=(a/R)+i(b/R)=\cos{\theta}+i\sin{\theta}=e^{i\theta}\]를 만족한다. 양변에 $R$을 곱하면 임의의 복소수는 $z=Re^{i\theta}$의 꼴로 표현할 수 있으며, 이는 크기와 위상을 동시에 나타낸 것이다.
위상차의 예시
예를 들어 다음 세 복소수를 생각해보자: \(\begin{align} z_0&=1+i = \sqrt{2}e^{i\pi/4} \newline z_1&=-1-i = \sqrt{2}e^{i5\pi/4} = \sqrt{2}e^{i\pi/4} \cdot e^{i\pi} \newline z_2&=-1+i = \sqrt{2}e^{i3\pi/4} = \sqrt{2}e^{i\pi/4} \cdot e^{i\pi/2} \end{align}\)
여기서 $z_1 = -z_0$이므로 $z_0$와 $z_1$은 $180\degree$ 위상차를 가지고, $z_2 = iz_0$이므로 $z_0$와 $z_2$는 $90\degree$ 위상차를 가진다.
이제 큐비트에서 이 개념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보자. 다음 큐비트를 생각해보자: \(\ket{q} = (1+i)\ket{0} + (-1-i)\ket{1} = z_0\ket{0} + z_1\ket{1}\)
이 큐비트를 벡터로 쓰면: \(\ket{q} = \begin{bmatrix} 1+i \newline -1-i \end{bmatrix} = \begin{bmatrix} \sqrt{2}e^{i\pi/4} \newline \sqrt{2}e^{i5\pi/4} \end{bmatrix}\)
극좌표 형식에서 공통 인수를 빼내면: \(\ket{q} = e^{i\pi/4}\begin{bmatrix} \sqrt{2} \newline \sqrt{2}e^{i\pi} \end{bmatrix} = e^{i\pi/4}\begin{bmatrix} \sqrt{2} \newline -\sqrt{2} \end{bmatrix}\)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전체 상태에 공통으로 $e^{i\pi/4}$가 곱해져 있다. 이를 전역 위상(Global Phase)이라 부른다.
정규화 조건 적용
그런데 위 상태는 아직 정규화되지 않았다. 확률의 합을 계산하면: \(|\sqrt{2}|^2 + |-\sqrt{2}|^2 = 2 + 2 = 4 \neq 1\)
따라서 $\sqrt{4} = 2$로 나눠서 정규화해야 한다: \(\ket{q}_{\text{normalized}} = e^{i\pi/4} \frac{1}{2}\begin{bmatrix} \sqrt{2} \newline -\sqrt{2} \end{bmatrix} = e^{i\pi/4} \frac{1}{\sqrt{2}}\begin{bmatrix} 1 \newline -1 \end{bmatrix}\)
이제 정규화 조건을 확인하면: \(\left|\frac{1}{\sqrt{2}}\right|^2 + \left|\frac{-1}{\sqrt{2}}\right|^2 = \frac{1}{2} + \frac{1}{2} = 1 \;\checkmark\)
전역 위상을 무시하면, 이 큐비트는 블로흐 구면의 적도 위에 있는 $\ket{-} = \frac{1}{\sqrt{2}}(\ket{0} - \ket{1})$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전역 위상의 의미
전역 위상이 중요한 이유는 물리적으로 관측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측정 확률은 복소계수의 절댓값의 제곱으로 결정되는데, 전역 위상 $e^{i\theta}$의 절댓값은 항상 $1$이기 때문이다:
\[|e^{i\theta}|^2 = (\cos\theta + i\sin\theta)(\cos\theta - i\sin\theta) = \cos^2\theta + \sin^2\theta = 1\]따라서 $\ket{q}$와 $e^{i\theta}\ket{q}$는 물리적으로 동일한 상태를 나타낸다. 이것이 우리가 찾던 두번째 제약 조건이다!
큐비트 $\ket{q}=\alpha\ket{0}+\beta\ket{1}$을 생각해보자. $\alpha$와 $\beta$를 극좌표로 표현하면: \(\begin{align} \ket{q}&=|\alpha|e^{i\theta_\alpha}\ket{0}+|\beta|e^{i\theta_\beta}\ket{1} \newline &=e^{i\theta_\alpha}\left(|\alpha|\ket{0}+|\beta|e^{i(\theta_\beta-\theta_\alpha)}\ket{1}\right) \end{align}\)
여기서 $e^{i\theta_\alpha}$는 전역 위상이므로 무시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실제로 다음 세 개의 변수만 있으면 된다:
-
$ \alpha $ (크기 1) -
$ \beta $ (크기 1) - $\theta_\beta - \theta_\alpha$ (상대 위상)
| 그런데 정규화 조건 $ | \alpha | ^2 + | \beta | ^2 = 1$에 의해 $ | \alpha | $와 $ | \beta | $는 독립적이지 않다. 따라서 실제로 필요한 변수는 2개뿐이다! |
이것이 바로 큐비트를 블로흐 구면(Bloch Sphere)이라는 2차원 구면 위의 점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이유이다. 구면 위의 한 점은 경도와 위도, 즉 두 개의 각도 $\theta$(극각)와 $\phi$(방위각)로 나타낼 수 있다:
\[\ket{q} = \cos\frac{\theta}{2}\ket{0} + e^{i\phi}\sin\frac{\theta}{2}\ket{1}\]여기서 $\theta \in [0, \pi]$, $\phi \in [0, 2\pi)$이다.
블로흐 구면 위의 중요한 상태들
블로흐 구면에서 몇 가지 중요한 큐비트 상태들을 살펴보자:
북극과 남극 (Z축) \(\begin{align} \ket{0} &= \begin{bmatrix} 1 \newline 0 \end{bmatrix} \quad (\theta=0) \newline \ket{1} &= \begin{bmatrix} 0 \newline 1 \end{bmatrix} \quad (\theta=\pi) \end{align}\)
적도 위의 상태들 (X-Y 평면) \(\begin{align} \ket{+} &= \frac{1}{\sqrt{2}}(\ket{0}+\ket{1}) = \frac{1}{\sqrt{2}}\begin{bmatrix} 1 \newline 1 \end{bmatrix} \quad (\theta=\pi/2, \phi=0) \newline \ket{-} &= \frac{1}{\sqrt{2}}(\ket{0}-\ket{1}) = \frac{1}{\sqrt{2}}\begin{bmatrix} 1 \newline -1 \end{bmatrix} \quad (\theta=\pi/2, \phi=\pi) \newline \ket{+i} &= \frac{1}{\sqrt{2}}(\ket{0}+i\ket{1}) = \frac{1}{\sqrt{2}}\begin{bmatrix} 1 \newline i \end{bmatrix} \quad (\theta=\pi/2, \phi=\pi/2) \newline \ket{-i} &= \frac{1}{\sqrt{2}}(\ket{0}-i\ket{1}) = \frac{1}{\sqrt{2}}\begin{bmatrix} 1 \newline -i \end{bmatrix} \quad (\theta=\pi/2, \phi=3\pi/2) \end{align}\)
이들 상태는 각각 X축, Y축 방향의 측정 기저로 사용되며, 양자 알고리즘에서 자주 등장한다.
복소수와 양자 간섭
앞서 큐비트를 복소수로 표현해야 하는 이유를 “크기와 위상을 동시에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제 그 이유를 더 깊이 이해해보자.
단순히 확률만 표현하려면 실수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양자컴퓨팅에서는 양자 간섭(Quantum Interference) 현상을 활용한다. 두 경로를 통해 같은 상태에 도달할 때, 위상이 같으면 보강 간섭(constructive interference)이 일어나 확률이 증가하고, 위상이 반대면 상쇄 간섭(destructive interference)이 일어나 확률이 감소한다.
간섭의 예시
앞서 정의한 복소수 $z_0 = 1+i$와 $z_1 = -1-i$를 다시 보자. 이 두 복소수는 $180\degree$ 위상차를 가지고 있다 ($z_1 = -z_0$). 만약 양자 연산을 통해 이 두 진폭이 더해진다면 $z_0 + z_1 = 0$이 되어 완전히 상쇄된다.
반면 $z_0 = 1+i$와 $z_2 = -1+i$는 $90\degree$ 위상차를 가진다 ($z_2 = iz_0$). 이들을 더하면 $z_0 + z_2 = 2i$로 소멸하지 않는다.
이러한 위상 정보를 표현하고 간섭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복소수가 필수적이다. 실수만으로는 위상 정보를 담을 수 없고, 따라서 양자 간섭이라는 강력한 현상을 활용할 수 없다. 바로 이것이 양자컴퓨터가 특정 문제에서 고전 컴퓨터보다 빠를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이다.
심화: 실제 양자 시스템과 큐트리트
💡 이 섹션은 심화 내용입니다
큐비트의 기본 개념만 이해하고 싶다면 이 섹션을 건너뛰어도 좋습니다.
실제 양자 시스템에서의 에너지 준위
지금까지 큐비트를 $\ket{0}$과 $\ket{1}$의 2준위 시스템으로 다뤘지만, 실제 물리 시스템(초전도 큐비트, 이온 트랩, 원자 등)에서는 $\ket{0}$, $\ket{1}$ 외에도 $\ket{2}$, $\ket{3}$, $\ket{4}$, … 등의 고차 에너지 준위가 항상 존재한다.
예를 들어, 조화진동자(harmonic oscillator)의 에너지 준위는 등간격이다: \(E_n = \hbar\omega\left(n + \frac{1}{2}\right), \quad n = 0, 1, 2, 3, \ldots\)
이 경우 $\ket{0} \rightarrow \ket{1}$ 전이와 $\ket{1} \rightarrow \ket{2}$ 전이의 에너지 차이가 같다 ($\hbar\omega$). 따라서 $\ket{0}$과 $\ket{1}$에만 작용하려던 마이크로파가 의도치 않게 $\ket{2}$ 상태도 들뜨게 할 수 있다.
비조화 진동자 설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조화 진동자(anharmonic oscillator)를 설계한다. 예를 들어, 초전도 큐비트는 조셉슨 접합(Josephson junction)을 사용하여 비조화성을 도입한다:
\[E_n \approx \hbar\omega_0 n - \frac{\hbar\alpha}{2}n(n-1)\]여기서 $\alpha > 0$는 비조화성(anharmonicity)이다. 이렇게 하면:
- $\ket{0} \leftrightarrow \ket{1}$ 전이 주파수: $\omega_{01} = \omega_0$
- $\ket{1} \leftrightarrow \ket{2}$ 전이 주파수: $\omega_{12} = \omega_0 - \alpha$
두 전이 주파수가 달라지므로, $\omega_{01}$에 공명하는 제어 펄스를 사용하면 $\ket{0}$과 $\ket{1}$만 선택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중요: 고차 준위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으며, 항상 존재한다. 다만 에너지 간격을 다르게 만들어 선택적 제어가 가능하도록 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이러한 고차 준위를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큐트리트 (Qutrit)
고차 상태의 존재를 이해하기 위해, 세 상태 $\ket{0}, \ket{1}, \ket{2}$의 중첩인 큐트리트(Qutrit)를 살펴보자. 큐트리트는 3준위 양자 시스템으로:
\[\ket{q} = \alpha\ket{0} + \beta\ket{1} + \gamma\ket{2}\]앞서 사용한 복소수 $z_0, z_1, z_2$로 예시를 만들면: \(\ket{q} = z_0\ket{0} + z_1\ket{1} + z_2\ket{2} = (1+i)\ket{0} + (-1-i)\ket{1} + (-1+i)\ket{2}\)
벡터 표기로 쓰고 극좌표 형식으로 변환하면: \(\begin{align} \ket{q} &= \begin{bmatrix} 1+i \newline -1-i \newline -1+i \end{bmatrix} = \begin{bmatrix} \sqrt{2}e^{i\pi/4} \newline \sqrt{2}e^{i5\pi/4} \newline \sqrt{2}e^{i3\pi/4} \end{bmatrix} \newline &= e^{i\pi/4}\begin{bmatrix} \sqrt{2} \newline \sqrt{2}e^{i\pi} \newline \sqrt{2}e^{i\pi/2} \end{bmatrix} = e^{i\pi/4}\begin{bmatrix} \sqrt{2} \newline -\sqrt{2} \newline \sqrt{2}i \end{bmatrix} \end{align}\)
큐비트와 마찬가지로 전역 위상 $e^{i\pi/4}$가 나타난다.
정규화
이 상태도 정규화되지 않았다. 확률의 합을 계산하면: \(|\sqrt{2}|^2 + |-\sqrt{2}|^2 + |\sqrt{2}i|^2 = 2 + 2 + 2 = 6 \neq 1\)
따라서 $\sqrt{6}$로 나눠서 정규화한다: \(\ket{q}_{\text{normalized}} = e^{i\pi/4} \frac{1}{\sqrt{6}}\begin{bmatrix} \sqrt{2} \newline -\sqrt{2} \newline \sqrt{2}i \end{bmatrix} = e^{i\pi/4} \sqrt{\frac{1}{3}}\begin{bmatrix} 1 \newline -1 \newline i \end{bmatrix}\)
확인: \(\left|\sqrt{\frac{1}{3}}\right|^2 + \left|-\sqrt{\frac{1}{3}}\right|^2 + \left|i\sqrt{\frac{1}{3}}\right|^2 = \frac{1}{3} + \frac{1}{3} + \frac{1}{3} = 1 \;\checkmark\)
전역 위상을 무시하면, 각 상태가 측정될 확률은 모두 $\frac{1}{3}$로 동일하다.
연습 문제: 큐트리트의 자유도
큐비트에 대해 배운 정규화 조건과 전역 위상 개념을 큐트리트에 확장해보자.
문제: 세 상태 $\ket{0}, \ket{1}, \ket{2}$의 중첩인 큐트리트 $\ket{q} = \alpha\ket{0} + \beta\ket{1} + \gamma\ket{2}$를 표현하는데 몇 개의 실수 매개변수가 필요한가?
힌트
다음 질문들을 순서대로 생각해보자:
- 큐트리트는 몇 차원 복소 벡터인가?
- 초기에는 몇 개의 실수 변수가 필요한가?
- 정규화 조건은 어떻게 되는가? 이것이 자유도를 몇 개 줄이는가?
- 전역 위상은 여전히 물리적으로 무관한가? 이것이 자유도를 몇 개 줄이는가?
답안 및 풀이
1단계: 초기 자유도 큐트리트는 3차원 복소 벡터이므로 3개의 복소수 $(\alpha, \beta, \gamma)$가 필요하다.
각 복소수는 2개의 실수로 표현되므로: 6개의 실변수
2단계: 정규화 조건 측정 확률의 합이 1이어야 하므로: \(|\alpha|^2 + |\beta|^2 + |\gamma|^2 = 1\) 이 조건이 1개의 등식이므로: -1 자유도
3단계: 전역 위상 $\ket{q}$와 $e^{i\theta}\ket{q}$는 물리적으로 동일한 상태이므로: -1 자유도
최종 답: \(6 - 1 - 1 = \boxed{4} \text{ 개의 실수 매개변수}\)
일반화: $n$차원 양자 시스템(qudit)은 $2n - 2$개의 실수 매개변수로 표현할 수 있다.
| 시스템 | 차원 $n$ | 실수 매개변수 | 비고 |
|---|---|---|---|
| 큐비트 (Qubit) | 2 | $2(2) - 2 = 2$ | 블로흐 구면 ($\theta, \phi$) ✓ |
| 큐트리트 (Qutrit) | 3 | $2(3) - 2 = 4$ | 4차원 공간 |
| 큐쿼트 (Ququart) | 4 | $2(4) - 2 = 6$ | 6차원 공간 |
| 일반 Qudit | $n$ | $2n - 2$ | $(2n-2)$차원 공간 |
물리적 의미: 큐트리트는 4차원 공간의 점으로 표현되므로 블로흐 구면처럼 3차원으로 시각화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양자컴퓨터에서는 주로 2준위 시스템(큐비트)을 사용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qutrit 양자컴퓨팅 연구도 활발하다. 큐트리트는 같은 개수의 물리적 객체로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으며, 일부 양자 알고리즘에서 효율성이 더 높을 수 있다.
측정의 예시
큐비트의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 간단한 측정 예시를 살펴보자.
큐비트 $\ket{q} = \frac{1}{\sqrt{2}}\ket{0} + \frac{1}{\sqrt{2}}\ket{1}$ (블로흐 구면의 적도 위 $\ket{+}$ 상태)를 생각해보자.
본의 규칙에 의해:
-
$\ket{0}$으로 측정될 확률: $\left \frac{1}{\sqrt{2}}\right ^2 = \frac{1}{2}$ -
$\ket{1}$로 측정될 확률: $\left \frac{1}{\sqrt{2}}\right ^2 = \frac{1}{2}$
이 큐비트를 측정하면 50%의 확률로 $\ket{0}$, 50%의 확률로 $\ket{1}$이 관측된다. 측정 전에는 두 상태의 중첩이었지만, 측정 후에는 둘 중 하나로 확정된다.
다른 예시로, $\ket{q’} = \frac{1}{2}\ket{0} + \frac{\sqrt{3}}{2}\ket{1}$을 생각해보자:
-
$\ket{0}$으로 측정될 확률: $\left \frac{1}{2}\right ^2 = \frac{1}{4} = 25\%$ -
$\ket{1}$로 측정될 확률: $\left \frac{\sqrt{3}}{2}\right ^2 = \frac{3}{4} = 75\%$
이처럼 계수의 절댓값 크기에 따라 측정 확률이 결정된다.
중요: 측정은 큐비트의 상태를 파괴한다. 측정 전 중첩 상태에 있던 큐비트는 측정 후 $\ket{0}$ 또는 $\ket{1}$로 확정되며, 원래의 중첩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결론
지금까지 양자컴퓨팅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에 대해 알아보았다.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 핵심 요약
1. 중첩 (Superposition)
- 큐비트는 $\ket{0}$과 $\ket{1}$의 양자 중첩 상태: $\ket{q}=\alpha\ket{0}+\beta\ket{1}$
- 고전 비트는 0 또는 1, 큐비트는 “0과 1의 조합”
2. 복소 벡터 공간
- 큐비트는 2차원 복소 벡터 공간의 원소
- 복소수는 위상 정보를 담아 양자 간섭 현상을 가능하게 함
3. 본의 규칙 (Born’s Ru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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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확률: $P(0)= \alpha ^2$, $P(1)= \beta ^2$ -
정규화 조건: $ \alpha ^2 + \beta ^2 = 1$
4. 블로흐 구면 (Bloch Sphere)
- 4개의 실변수 → 정규화 조건과 전역 위상 무관성 → 2개의 매개변수 ($\theta$, $\phi$)
- 큐비트는 3차원 구면 위의 점으로 시각화 가능
- 일반적으로 $n$차원 양자 시스템은 $2n-2$개의 실수 매개변수로 표현 (심화 섹션 참고)
5. 양자 간섭
- 위상이 같으면 보강 간섭 (확률 증가)
- 위상이 반대면 상쇄 간섭 (확률 감소)
- 이것이 양자컴퓨터의 계산 능력의 핵심
🎯 큐비트의 의의
큐비트는 고전 비트보다 복잡하지만, 바로 그 복잡성이 양자컴퓨터의 강력한 계산 능력의 원천이 된다.
- 중첩: 여러 상태를 동시에 표현
- 간섭: 원하는 답의 확률 증폭, 잘못된 답의 확률 감소
- 얽힘 (Entanglement, 다음 글에서): 여러 큐비트 간의 상관관계
이 세 가지 양자역학적 현상을 활용하여, 양자컴퓨터는 특정 문제들(인수분해, 데이터베이스 검색, 양자 시뮬레이션 등)에서 고전 컴퓨터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일 수 있다.